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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U/인터뷰

"오늘도 우리는 너를 위해 마이크를 켠다" -북경대 방송실 이야기

 -북경대 라디오 방송국 유학생 방송팀 "生活,我爱你~" 



 금요일 저녁 6, 교내 스피커를 통해 조금은 익숙한 목소리가 퍼져 나온다. 흔히 그냥 지나쳐가던 교내 라디오 방송. 근데 왜 오늘따라 라디오 방송이 색다르게 들리는 걸까? 가만히 들어보니 내용도 구성도 평소와는 뭔가 다른 것 같은데... 조금은 어색한 목소리 톤의 주인공들이 사실은 바로 우리 유학생들! 이번 학기부터 매주 한 번씩 방송을 한다는데, 유학생 방송부"生活,我爱你"를 찾아가보자.  

"生活,我爱你"가 만들어진 배경이 흥미롭다. 북경대  한국 유학생이 본과만 해도 600명이 넘지만 매일 나오는 학내 라디오 방송에 유학생의 프로가 단 하나도 없다는 것에 착안, 한국 유학생이 직접 방송반의 신입생 모집장소로 찾아가 유학생 프로를 맡아보겠다고 했던 것. 처음에는 어리둥절해 하던 중국 학생들이 얘기를 들어 본 뒤에 유학생 방송프로의 계획서를 만들어 보라고 제안했고, 한국 유학생은 곧 유학생 이라는 특수성들을 살린 프로그램 계획서와 방송 방향 등을 제출했다. 방송부 총 책임자의 OK사인이 떨어진 후, 한국, 중국, 홍콩, 네덜란드 학생들이 합류하여 지금의 유학생 방송부가 탄생했다.  


I n t e r v I e w

한국유학생 : 이정하,

중국학생 : ,

홍콩유학생 : Ada,

네덜란드 유학생 : Angela

Q1> 방송부에서 일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요?

Angela : 너무 재미있어요. 새롭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 임

원들끼리 서로간의 많은 협조가 필요해요. 만난 지도 얼마 안 됐는데 임원들끼리 호흡이 잘 맞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

: 먼저 여기서 일하게 된 걸 너무 기쁘게 생각해요. 유학생 친구들을 만나게 된 것도 기쁘고. 여러 나라 문화를 이해하면서 만드는 이 프로그램이 참 맘에 들어요. 제가 중국문화를 조사하면서 중국인인 저도 잘 알지 못했던 중국 문화들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Angela : 예를 들면?

이정하 : 화장실 문화?   

(웃음)

: ...이것저것? 여기서 일 하는 거 한마디로 말하면 '정말 최고' 예요.

Ada : 전 예전에 방송부에서 일했었는데요, 그때와는 다르게 여기에선 여러 국적의 친구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좋아요. 그리고 회의할 때마다 나오는 의견이나 자료를 찾아서 배우는 정보들도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요

이정하 : 다른 서클 활동도 하고 있지만 방송부 활동을 제일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 '한국과 중국의 재미있는 화장실 문화' 에 대해 방송한 적이 있는데 중국 학생들이 이 방송을 듣고 민감한 반응을 보였어요. 게시판에도 많은 글이 올라왔고요. 그래서 방송부 책임 선생님, 반장을 포함해 여러 중국 학생들한테 충고를 들었어요.

Angela : 이제 그 얘긴 그만해~ 이미 지난 일이잖아. 중국 학생들이 그 주제를 많이 싫어했지만, 저와 제 친구들은 정말 재미있다고 하면서 들었는데...

: 사실그 일이 터진 후로 우리 팀이 더 유명해졌잖아.

(웃음)   

Q2> 방송부에 들어 온 동기가 뭐예요?

Angela : 그냥 방송이 좋아서요. 먼저 TV방송과 비교 해 보았을 때 TV에서 한 프로그램이 완성되기 까지 엄청난 인원이 필요하고 손이 많이 가잖아요. 그에 비해 스피커를 통한 방송은 혼자 녹음해서 제 시간에 내보내면 되기 때문에 간단하고 하기도 편해요

: 저는 고등학교 때 방송부에 있었는데 북경대 방송부처럼 크고 정식적이지 않아 방송하는 것이 그냥 그랬어요. 북경대에 이렇게 크고 좋은 방송부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들어왔어요.

Ada : 저는 고등학교 때 방송부에 들어가고 싶었는데 못 들어갔어요. 그래서 대학교 때 꼭 들어가겠다고 다짐했어요. 하지만 모집날짜가 하루 지난 후 모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래서 그날 밤 바로 방송부로 달려가서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졸랐더니, 저한테 신청서를 주면서 지금 빨리 작성하라고 했어요. 정말 하마터면 대학교 때 마저 방송부에 못 들어갈 뻔했어요.

그리고 네덜란드 친구와 동기가 비슷해요. 하나 더 말하자면 귀로만 듣는 방송만이 듣는 사람들에게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아요. 또 북대는 TV방송보다 라디오 방송이 더 보편화 되어있고요.

이정하 : 제가 할 말을 앞에서 다 해버렸네요. 저도 같은 생각 이예요.   

Q3> 어떻게 방송을 제작하죠?

Ada : 먼저 회의를 통해서 방송주제를 결정한 후, 각자 자신의 나라에 대한 자료를 준비한 후에 방송을 제작합니다.

: 조사 하는 건 열심히 뛰면 되는 것이지만 기계조작에서 애를 많이 먹었어요. 처음에 방송부 총 책임부장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그래도 지금은 모두 기계를 다룰 줄 알아서 저희 스스로 녹음도 하고 편집도 해요.   

Q4> 그럼 제일 기억에 남는 방송은?

이정하 : 첫 방송이요! 그때 중국 한국 일본 유럽 순서로 각 나라의 추석에 대해 10분씩 나눠 방송했었어요. 전 멘트를 준비하는 데에만 2시간이 걸렸고, 녹음은 3시간 넘게 했어요. 정말 겨우 완성 되었어요.

: 첫 방송이니깐 당연히 완벽하게 해야지~

이정하 : 맞아요. 그때 했던 방송이 제일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선곡도 마음에 들고요.

Angela : 무슨 곡이었지?

이정하 : 김종국의"사랑스러워".

Ada : 전 일본의 추석을 준비했었는데요, 일본에서는 바빠서 추석도 잘 안 보낸다고 해서 당황했었어요. (웃음) 어쩔 수 없이 중국에 있는 일본 사람들은 어떻게 추석을 보냈는지 물어보았어요.   

Q5> 아직 활동 초기라 아직 미숙한 점이 많았을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들이 있죠?

: 아무래도 주제선정에 대한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가 제일 힘들죠. 주제 정할 때나 자료 수집할 때 서로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가 힘들어요.

이정하 : 전 방송 중에 분위기 조성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어요. 몇 번씩 연습하면서 준비한 멘트들이라, 정작 방송할 때에는 재미있는 부분에서 억지로 웃어야 할 때가 많아요. 감정을 살려서 연기하는 능력이 좀 필요하겠죠? 주제선정도 어려운데 듣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가지고 생각을 많이 해요. 제가 읽을 때는 재미있어도 들으면 지루할 수 도 있잖아요.

: 저는 산동에서 자라서 표준어가 정확하지 않아요. 그래서 성조 부분에서 자주 틀리곤 하죠. 녹음할 때 지적을 많이 받았어요.

Angela : 저는 말이 너무 빨라서 천천히 말하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돼요.   

Q6>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 ... 이 얘기는 좀... (모두 웃음)

Ada : 셋이서 녹음을 한 적이 있는데요. 그때 갑자기 딴생각을 하게 돼서 제가 말할 차례인데 아무  말 없이 멘트를 쳐다보고 있었어요. 가끔 순서를 놓치곤 하죠. 그래서 결국에는 처음부터 다시 녹음을 했었어요. , 그리고 인터뷰할 때 사람 이름이 헷갈려서 이름을 잘못 부른 적도 있었어요.

이정하 : 전 녹음할 때 물을 자주 마셔서 그래서 제 파트너가 절 자주 기다리게 되요. 녹음 중에 갑자기 너무 크게 웃는 것도 문제에요. 그것 때문에 편집도 많이 당했어요.   

Q7> 팀 분위기는 어떤가요?

: 나라는 다르지만 지금은 모두 좋은 친구들이에요. 함께 일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Ada : 모두가 정말 열심히 일하는 것 같아요. 항상 최선을 다하는 분위기에요.

Angela : 맞아요. 모두들 이 일에 많은 열정을 쏟고 있어요.   

Q8> 팀장에게 하고 싶은 말은?

Angela : 빨리 팀장 내보내! (모두 웃음)

이정하 : 밤에 녹음 중에 기계에 문제가 생긴 적이 가끔 있었는데 그때마다 팀장이 항상 달려와서 해결해주곤 했어요. 정말 친절한 데다가 인내심을 가지고 저희 팀을 이끌어줘서 너무 좋아요.

Ada : 책임감도 강하고 저희들의 의견을 모두 존중해줘요.   

Q9> 방송부 총책임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Ada : 나이는 저보다 한 살 어리지만 정말 일을 잘하는 것 같아요.

이정하 : 저희 팀을 밀어주고, 격려해줘서 참 고마워요.

: 이 프로그램이 생기기까지 가장 많이 도와준 사람이에요, 고마워요!

Angela : 저보다 나이가 어려서 총책임자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모두 웃음) 아무튼 이 프로그램이 생기기까지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죠. 총책임자의 도움이 있었기에 유학생들이 방송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앞으로도 많은 도움 부탁해요!   

 인터뷰 내내 그들은 아무런 어색함 없이 웃고 즐기면서 그들의 활동에 대해 얘기 해 주었다. 미흡한 중국어실력, 또는 비판을 받은 적이 있는 화장실 문화 이야기. 엄숙하고 딱딱한 중국 학생들의 방송과 달리 자유롭고 편안한 진행과 기발하고 대담한 내용으로 칭찬과 격려를 받았던 일, 그리고 방송부에 대한 그들의 애정과 기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힘든 일도 많았을 텐데, 그들은 모두 밝고 생기가 넘쳤다. 이들이 있다면, 앞으로의 방송들도 더 알차고 신선한 방송이 될 것이다


*PLUS ONE>
"生活,我爱你" 의 방송을 청취하는 청취자의 한마디!"  

Q1> "生活,我爱你" 방송을 처음 들은 소감이 어떤가요?

처음 들었을 땐 조금 새롭고 떠들썩해서 무슨 방송이지? 하고 생각 했었는데 외국문화와 중국문화의 차이를 알 수 있어서 신선하고 좋아요. 재미있어서 방송 들으면서 친구들과 많이 웃었어요. 앞으로의 방송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Q2> "生活,我爱你" 방송의 장점은 무엇이죠?

중국 학생들은 외국의 뉴스 같은 건 쉽게 접할 수 있어도 자유분방한 이야기들을 들을 기회는 별로 없잖아요? 그런데 "生活,我爱你"는 유학생들로 구성된 방송부라서 외국의 문화와 여러 이야기를 자유롭게 들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유학생들인 만큼 외국에 있었던 경험 때문인지 주제선정도 참신하고 절대 지루하지가 않아요. 중국의 북대 학생이 외국에 나가는 일은 드물잖아요. 무엇보다도 방송이 진실되고 새로워서 재미있게 듣고 있어요.     

Q3>"生活,我爱你" 방송의 단점은 무엇이죠?

방송이 차분하지 않고 좀 떠들썩한 게 단점이라면 단점인 것 같아요. 그리고 편집할 때는 좀 더 세심하게 해야 할 것 같아요.방송 중에 잡음이나 말 실수가 가끔 들리거든요. 내용 면에서는 주제는 참신하고 재미있지만 내용을 좀 가볍게 다루는 것 같아요. 더 깊이 있게 다뤄야 할 주제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깊이가 좀 부족하다고나 할까요?    

Q4>"生活,我爱你" 방송을 평가해주신다면?

아주 좋아요. 자유롭게 진행되는 방송이라서 듣기도 편하고 중국인과 유학생들의 사고방식이 조금 틀린 것 같아서 들을 때 마다 새롭고 신선해요. "生活,爱你"는 유학생들의 심리와 사고방식을 잘 드러내는 방송이에요. 여러 나라의 문화를 알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것도 참 좋고요. 유학생들의 중국어 발음 또한 수준급이에요. 특히 가볍게 이야기하면서 진행하는 방식은 참 마음에 들어요. 기존의 방송들과 차별되는점이 많아서 더욱 새로워요. 진실된 내용과 참신한 주제선정은 마음에 들지만 내용을 조금 더 깊이 있게 방송하면 좋을 것 같아요.   
 

Q5>"生活,我爱你" 방송에 건의할 사항이 있다면?

중국문화와 외국문화를 비교하는 게 대부분인데 가끔씩은 두 문화를 섞어서 방송하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 중국에서 한류열풍이 대단한데 한류에 관해서 작은 코너 하나를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Q6> "生活,我爱你" 모든 인원에게 한마디 해 주세요.

"生活,我爱你" 는앞으로도 더 많은 지지와 인기를 얻을 거에요. 초창기라 어려운 점도 많겠지만 모두 힘내시고요, 서로 도와가면서 열심히 일한다면 앞으로도 더 좋은 결과가 있을거에요. 방송부에서 서로 만난 인연 소중하게 간직하시고요, 계속해서 좋은 방송 부탁드려요. 힘들 때는 언제든지 도와 드릴께요 
 
 

청취자 질문에 응해주신 05 昊, 04元培 艳, 04 文恰, 05元培 张鹏, 05医学 方冬 에 감사드립니다 

                                                                                                           기자_이향주,백진규 사진_최상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