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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U/인터뷰

인간을 그리는 삶, 김광억 교수님을 만나다.

‘인류학’ (anthropology)라는 말은 그리스어에서 인간을 뜻하는 anthropos와 논의 또는 학문을 뜻하는 logos를 합친 용어이다. 18세기에 오스트리아와 러시아에서 다른 민족들의 문화를 설명하기 위해 민족학(ethnologie)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18세기와 19세기 초에 민족학은 민족들의 문화적 차이와 인류의 보편적 특징에 대해 연구하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즉 인류와 그 문화의 기원•특질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정의된다.

<interview>
교지팀>
먼저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간단한 소개를 부탁 드리겠습니다.
교수님> 서울대학교(독일문학/ 인류학 전공), 영국 옥스퍼드대학(사회인류학 석사 및 박사)
 을 졸업하였고, 지금은 서울대학교, 북경대학 및 하버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2006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북경대학 사회학과 및 사회학인류학연구소에서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 1989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산동성 농촌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지팀>‘인류학’이라는 학문이 생소하면서도 친근하게 느껴지는데 ‘인류학’이 무었인지 말씀해 주세요.
교수님>인간에게 있어 인류학이란 전혀 생소하지 않죠. 사실 인류학은 오래된 학문인데 한국에는 늦게 늦게 소개가 되어서 굉장히 젊은 학문으로 알려져 있어요. 인류학이란 특히 전 세계의 여러 민족의 문화와 민족의 사회 생활이 어떠한가를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즉 인류학자는 주로 사람에 포커스를 맞춰서 모든 사회를 연구하는 거죠. 인류학이 발전하면서 경쟁력 분화가 되어 법학, 정치학, 경제학 등등으로 나뉘어졌구요, 모든 학문이 인류학적인 지식과 아이디어가 바탕이 되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인류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라고도 할 수 있겠죠.

교지팀>인류학을 전공하게 되신 구체적인 계기가 있으신가요?
교수님>한•일 수교가 맺어졌던 1965년, 제가 한국대표단 신분으로 참가한 ‘한•일 학생 교류’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알게 된 일본인 친구가 있었어요. 어느 날은 그 친구가 “한국 문화의 정체성이 무었이냐?”라고 물어오는데 대답을 할 수가 없는거예요. 마침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알아보다가 인류학 이란 걸 찾아냈죠. 이게 인류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서울대에서 원래 전공이던 독일 문학과 인류학 학사를 마치고나서 좀더 심도 깊게 인류학을 연구하고 싶어 사회 인류학의 원조인 옥스포드 대학으로 유학을 갔습니다.

교지팀>어떠한 계기로 중국에 오게 되셨나요? 중국에서 학자로 활동하기가 상당히 힘드실 것 같은데 어려운 점이 있으셨다면 무엇인가요?
교수님>원래 제가 학생 때부터 중국에 관심이 많았어요. 우리 나라와는 다른 중국의 사회체제가 어떤 것인지 직접 연구하고 싶었어요. 지적인 호기심이 발동한 거죠. 당시만 해도 중국은 정치적인 이유로 올 수 없었기 때문에 먼저 대만으로 가서 고산족 및 한족 농촌 연구 및 현지 조사를 했어요. 실로 중국에서 외국인 학자의 신분으로 연구를 하면서 물질적인 면이나 제도적인 면에서 분명 불편한 점도 있어요. 그렇지만 제가 편안함을 얻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니까 기본적으로 불편한 점은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이나 자료를 찾을 때 전산화가 잘 되어있으면 좋겠어요.

교지팀>마지막으로 한국 유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교수님> 유학생들이 보다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사고방식과 창조적인 생각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봤으면 좋겠어요. 유학생은 외국이라는 현실 속에서 자유롭게 중국을 접하고 배울 수 있는 유리한 전제 조건이 있지 않나요? 한국 학생들끼리만 어울리지 말고, 중국에 있는 다른 나라 학생들, 특히 중국 학생들과 보다 많은 교류를 통해서 다각적인 사고방식을 체험하고 배워 나간다면 그것 또한 하나의 재산이 될 수 있겠죠. 세계는 지금 인적자원과 실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공부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미래에는 비단 한국뿐이 아닌 전세계가 우리 학생들의 무대이기 때문에 영어공부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안되겠구요. 우리 유학생들이 몸은 북경대학에 있지만 여러분들의 눈과 귀와 머리는 항상 바깥 세계에 있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해요.


교수님이라는 어감에서 주는 무거움과는 달리 편안한 분위기로 시작된 취재를 통해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시종일관 유머와 웃음을 잃지 않는 교수님의 표정에서 중국으로 유학 온 한국의 청년 유학생들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김광억 교수님 프로필
서울대학교 졸업 (독일문학/ 인류학 전공)
영국 옥스퍼드대학 졸업(사회인류학 석사 및 박사)
대만 중앙연구원 방문학자
대만에서 고산족 및 한족 농촌 현지조사
영국 런던대학 강사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인류학과 교수(현재까지)
미국 하바드 대학 초빙교수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장 (역임)
한국문화인류학회 회장 (역임)
 
(현) 북경대학, 산동대학 객좌교수, 북경대사회학인류학연구소 고문, 운남민족대학 명예교수
(현) 작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북경대학 사회학과 및 사회학인류학연구소 초빙교수로 있음. "현대중국사회 연구" 및 "음식인류학" 강의를 담당하고 있음.
1989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산동성 농촌 조사를 진행하고 있음
 
전공영역: 사회인류학/ 중국사회와 문화
저서: 문화인류학 개론/ 혁명과 개혁 속의 중국농민/ 문화ㅣ의 다학문적 접근/ 종족과 민족, 그 단일과 보편의 신화를 너머서/ 조선양반의 생활세계 등......


 

글_ 박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