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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시사

사회주의 시장경제가 낳은 21세기의 농노 2편

부제: 올림픽의 그늘 밑으로 드리워진 농민공의 눈물

 2008년 8월 8일, 화려한 퍼포먼스와 함께 베이징 올림픽이 막을 올렸다. 세계인들은 중국(혹은 베이징)의 새로운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했고, 올림픽이 끝난 지금,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은 관광 명소가 되어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머물게 하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중국인들이 조국에의 자부심에 젖어있던 이 여름, 그 웅장한 위용을 뽐냈던 올림픽 경기장의 웅장함 뒤로 드리워진 그늘은 어느 때보다 짙었었다.

베이징 올림픽 확정 후, 베이징 곳곳은 도시환경 재조성이 절실했고, 이로 인해 여러 방면에서 도시 개발이 이루어졌다. 대단위 건축 시공이 많았던 만큼 분주한 망치소리는 베이징 곳곳에서 울려 퍼졌으며, 망치 소리가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농민공이 함께 했다. 이렇게 근 몇 년 동안 부지런히 일하는 농민공들의 모습은 베이징의 일상 풍경에 녹아 들었다. 그렇게 시간은 지나 2008년이 다가왔고, 올림픽 준비로 모두가 한창 기대에 부풀어있던 년 초, 중국 정부는 올림픽 관련 정책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그 중에는 올림픽 시작 전까지 약 100만 명에 달하는 농민공을 귀향시키겠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베이징 올림픽이 중국 정부로 하여금 많은 이익을 향유하게 했다는 것은 어린아이라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농민공의 피땀 위에 이루어졌다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중국 정부는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적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 환경에도 군소리 않고 밤 낮으로 부지런히 일했던 이들, 이들이 없었다면 올림픽 당시 그 웅대함으로 세계인들을 감탄케 했던 올림픽 경기장 또한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냉정했다. 토사구팽이라고, 대부분의 건축이 준공되자 ‘도시 경관을 해친다’,’보안상의 문제를 일으킨다’ 등등 갖가지 이유를 내세워 이들을 도시 밖으로 내몰았다. 이들이 발걸음이 향할 곳은 귀향길 혹은 도시 변두리의 판자촌뿐 이었다. 올림픽의 향연이 지속됐던 올 여름, 수 많은 이들이 메달 하나에 울고 웃는 동안, 이들의 마음엔 저 넓은 몽고 초원의 황량한 모래바람만이 불고 있었던 것이다.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이란 슬로건 아래에 개최 되었던 베이징 올림픽, 그러나 정말 스포트라이트 아래 섰어야 할 이들은 도시의 그늘 아래 남 몰래 눈물 지을 뿐이었다. 이들이 말하는 세계, 이들이 말하는 꿈 속엔 농민공의 자리는 없었던 것이다. 중국이 내세우는 인문주의(人为本) 정신, 그 바탕이 되는 농민공이 핍박 받는 지금 그들이 더 이상 무엇을 근거로 사회주의를 논할 수 있는가? 중국 사회의 소외 받은 계층 농민공, 이들 역시 보듬어 안아야 할 대상이라는 것을 중국 정부가 직시 할 때 중국 사회주의는 비로소 명분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1편: [중국시사/사회] - 사회주의 시장경제가 낳은 21세기의 농노

글_ HoneyWind
(windmelody11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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