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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시사

북경호구문제 시리즈(3) -현장 인터뷰

<현장 인터뷰>호구제도, 장점이란 전혀 없다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 후, 우리는 호구제의 필요성이나 폐단을 생활 속에서 직접 느끼는 한 중국인을 찾아 인터뷰하기로 했다. 아래 인터뷰를 통해 호구제도가 실제 북경에 살고 있는 외지인에게 얼마나 밀접한 영향을 주고, 또 부작용을 느끼게 하는지 같이 한 번 들어보도록 하자.

천진에서 대학을 나왔고, 지금은 북경의 한 컴퓨터 회사에서 일하며, 곧 深圳으로 가서 일하거나 외국으로 나가서 일 하게 될 예정이라는 한 직장인을 만나 호구제도에 대해서 물어 보았다.

Q. 현재 북경 호구가 있는지?
A. 없다.

Q. 북경 호구가 없어서 불편했던 점이 있다면?
A. 내 자신에게는 북경 호구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북경 호구가 없으면 불편한 점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구직 시, 직장에서, 출국 시 다 조금씩의 불편함이 있을 것이다. 특히 직장을 구할 때는 많은 회사들이 북경 호구를 요구한다. 그리고,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자녀의 대학 입학 시험에서 가산점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필요성을 느끼리라 생각된다. 집을 살 때에도 북경 호구를 가진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이 있는데, 북경 호구가 없는 사람은 같은 집을 사더라도 인민폐 몇 십 만원을 더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몇 십 년이나 그런 부담을 가지고 빚을 갚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불합리하다고 생각된다.

Q. 호구 제도가 중국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지?
A. 먼저 한 국가의 국민에게 거주지에 따라 불공평한 대우를 한다는 점이 사회 전체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이 제도는 도시와 농촌 간의 빈부격차를 더욱 늘리고, 정부의 대도시 주민과 농촌의 농민에 대한 차별, 그로 인한 사회문제를 가져왔다.

Q. 북경 호구 얻으려면 어떤 조건 필요한가?
A.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예전에 북경에서 집을 사려면 북경 호구가 있어야 한다고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마 이런 제도는 폐지됐을 것이다.
내가 듣기로 북경 호구를 받을 수 있는 그나마 쉬운 방법이 “人才引进” 즉, 대학에서 성적과 능력을 인정 받고 북경의 한 회사가 그 사람을 받아들이겠다고 했을 때만 북경 호구를 발급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아주 소수일 뿐이고, 북경에서 일하고 있거나,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도 북경 호구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Q. 호구 제도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말한다면?
A. 장점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단점은 북경(이나, 상해 등 대도시) 시민들만 고려한, 외지 농촌 사람들에 대한 불공평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도시 주민만을 우대하고, 외지의 농촌 사람들은 홀대하는 이런 정책은 시간이 길어질수록 중국 사회에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인민폐 10 만원을 주고 북경 호구를 사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는데?
A. 정식적인 방법으로 호구를 얻는 것은 힘들지만, 정부에 아는 사람이 있거나 하면(关系) 돈을 주고 살 수 있다고 들었다.

Q. 당신이라면 10 만원을 주고 북경 호구를 사는 것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A. 내 생각에 그것은 10몇 만원이나 주면서 살 가치가 전혀 없는 것 같다. 내가 나라의 높은 사람이라면 당장 이 제도를 없앨 것이다.

  
  

이제 긴 잠에서 깨어나 본격적인 시장화, 사회평등화가 시작되려 하는 중국. 이미 발전 지속단계에 접어든 많은 서구 국가와 아시아의 대부분의 국가에선 호구, 그것은 아마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한 장의 종이 쪼가리일 뿐이다. 1500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중국, 그 중 1/4가량인 400만 명 이상이 바로 호구가 없는 “黑户”들이다. 가장 낮은 위치에서 중국의 경제성장에 일조를 하고 있는 그들. 그렇지만 몇 년을 혹은 몇 십 년을 북경에서 거주하였든 지간에 그들은 언제까지나 “2등 시민”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차를 살 때도, 전화를 설치할 때도 심지어 자녀를 학교에 보낼 때도 “외지인 계약금”이라는 명목 하로 일정 금액을 상납해야만 하는 사람들.

역사와 문화의 도시 북경, 그리고 북경의 자랑이라는 만리장성과 자금성. 도대체 언제쯤이면 그들이 ‘외지인 가격’이 아닌 ‘시민 가격’의 표를 들고 자금성 문턱을 넘어갈 수 있게 될까.  북경을 위해 한 평생을 일한 진정한 ‘북경 시민’을 향해 중국의 심장 자금성의 문이 활짝 열릴 그 날이 한시 빨리 오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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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사/사회] - 북경호구문제 시리즈(2) -여론조사, 교수인터뷰
[중국시사/사회] - 북경호구문제 시리즈(3) -현장 인터뷰



번역_김새롬  인터뷰_서현정 사진_이미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