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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U/캠퍼스&라이프

라디오 삼매경 -유쾌하고도 진지한 나의 유학이야기(1)

한창 꽃다운 15세, 온 얼굴을 뒤덮은 여드름과 누런 이 위로 지나가는 한 줄기 철길 말고도 저에게는 또 하나 남들에게 없는 특이한 사항이 있었는데요. 그건 바로 라디오를 항상 듣고 다닌다는 것이었죠.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 또래 친구들은 라디오보다는 빛의 속도로 진화하기 시작하는 인터넷에 더 관심이 많았더랬죠. 그때는 재생버튼과 녹음버튼 꾹 눌러가며 테이프에 녹음하고 다시 듣고 그랬었는데,,그로부터 8년, 지금은 인터넷으로 다시 듣기도 할 수 있고 버퍼신 안 모시고도 생방송 빵-빵 나와주시니 참으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허허~ 

   유학생이자 자취생으로 3년을 살다 보니 어느덧 혼자 놀기의 달인이 되어있더군요. 그런 저에게 다시 다가온 친구 라.디.오! 유학 온 후 처음 2년까지는 중국 라디오 방송을 들으려고 노력하였으나 역시 내용의 다채로움으로 보나 구성의 세련됨으로 보나 우리나라 라디오가 짱乃…… 요즘엔 어느 방송사나 인터넷으로 온에어 서비스를 해주잖아요. 정말 언제든지 편하게 원하는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는데요!  학교 갈 준비할 때나 공부할 때나 짬짬이 라디오 들으면서 똑똑하고 센스있고 멋진 유학생이 되어볼까요..?

라디오로 영어공부하기
 중국에 유학 와있다고 영어를 놓아버린다면? 하앍하앍.. 우리의 희망찬 미래는 머나먼 안드로메다로~~~ㅠㅠ
저도 요즘에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닌데요..ㅠ 사실 올 중국어인 전공 수업 따라가기도 힘든 마당에 영어까지 잘 해야 한다니.. 게다가 저희 과 특성상 중국어 영어 모두 잘하는 어린 학생들이 저를 또 무지하게 압박해 주시네요 허허~

 환율의 수직상승 폭풍에 직격타를 맞고서 어디 공짜로 알차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 다니던 중에 저의 룸메이트 언니가 추천해준 EBS 라디오!!
EBS 라디오 사이트(http://www.ebs.co.kr/actions/RadioIntro)에 들어가서 왼쪽하단에 반디라는 프로그램을 다운받으면 아주 귀여운 이모티콘이 생기는데요 로그인만 하면 생방송 라디오를 바로바로 들을 수 있답니다~! 오후 몇시간만 빼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회화,듣기,토익,토플 등 다양한 장르(?)의 영어수업을 들을 수 있어요..보통 외국인 선생님과 네이티브 스피커 수준의 한국인 선생님 이렇게 두분이 나와서 강의를 하시는데요, 다른 영어 강의처럼 지루하지 않고 가끔 농담도 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영어도 배우고 미국 혹은 영국의 문화도 익히고..꿩 먹고 알 먹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마당 쓸고 동전 줍고~ㅋㅋㅋ
 교재를 구할 수 있다면 교재 가지고 들으면서 하면 효과가 더 좋겠지만 교재 없어도 공부할 수 있게끔 설명해줘서 저는 그냥 들으면서 따라 하며 익힌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한국시간 밤 12시20분부터 하는 ENGLISH BOOK CAFE 인데요. 해리포터나 작은아씨들 같은 소설의 원문을 영어로 읽어주고 핵 폭풍 간지 보이스의 소유자 DJ아저씨가 해석해줘서 마치 침대 머리맡에서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는 느낌이에요. ^-^*
 이 밖에도 인터넷으로 VOA(VOICE OF AMERICA) 나 CNN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는데요. 저는 아직 그걸 듣고 완벽히 이해할만한 실력이 안되므로 패~쓰!ㅠㅠ

라디오로 시사 때려잡기
  저를 포함해서 많은 중국 유학생들이 학업을 마친 후 한국에 돌아가 취업하거나 주중 한국기업에 취직하기를 원하는데요. 어떤 기사를 보니 중국 유학생들은 한국 대학생들 보다 시사나 국제정세에 어두운 경향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아무래도 한국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게 한국에서보단 힘드니까요..^-^;

 사실 중국에서도 한국 신문을 매일매일 받아 볼 수 있지만 한화로 8만원 돈 하는 걸, 친구들끼리 돌려본다고 해도 많이 부담되죠.. 인터넷 뉴스도 볼 수 있지만….. 나는 한국 정치경제가 궁금했을 뿐이고! 근데 이놈의 손꾸락은 자꾸 연예스포츠만 클릭 할 뿐이고! 요런 상황이 자꾸 발생해버린다는 거..ㅠ-ㅠ

 그래서 저는 YTN 라디오 방송을 듣는데요~(http://www.ytnradio.kr/) YTN이 뉴스 전문 채널이란 건 아시죠? 한국의 CNN, 한국의 알자지라 라고나 할까요..ㅋ 정말 라디오에서도 하루종~일 주구장~창 뉴스만 해주더라구요ㅋ 몇시간만 틀고 있으면 그날 뉴스를 아주 그냥 외워버릴 정도에요ㅋ 그만큼 언제고 틀어도 뉴스방송을 해주니까 굳이 뉴스시간에 맞춰 틀지 않아도 되어서 편하구요. 뉴스라는 팩트만 전달해주는 게 아니라 시사토론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서 사건에 대한 각종 인사들의 의견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아요~  또 난 YTN이 좀 딱딱해서 싫다! 하시는 분들은 너무나도 유명한 MBC 라디오의 손석희의 시선집중! 들어보세요~ 부드러운 말투 속에서 정곡을 찌르는 비판과 통찰력에 가끔 새벽에 듣다가 헉! 하고 소리 낼 때도 있다는^-^ㅋ 

라디오로 한국대학생 못지 않은 감각을! 
  과모임 때 모처럼 간 노래방! ‘좋아써~ 나의 가수 트리플 싸닥션 후드려쳐줄만한 노래실력을 뽐내주갔어!’ 하고 책을 연순간.. ‘후럴~ㅠ 아는 최신곡이 없다!@!@#’ ……어리고 파릇파릇한 후배들이 어찌 이승철님의 소녀시대란 노래를 안단 말인가~노바디란 노래는 러쉬앤캐쉬 OST인감@_@?’ 하며 구닥다리 센스를 뽐내주시는 유학생 여러분이라면.. 역시 라디오!!

  저도 한국에 있었을 때는 스스로 인간 주크박스임을 자부할 만큼 모르는 노래가 없었는데요, 확실히 유학생활 하면서는 제가 아는 최신곡은 더 이상 최신곡이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가끔은 오락위주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는데요~ 최신곡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요즘 한국에선 어떤 게 유행이고 또 한국에 있는 분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는 지, 한국인의 소소한 일상을 알 수 있어서 참 좋더라구요..  ^-^그리고 가끔 라디오에서 들은 재미있는 얘기 친구들한테 해주며 웃겨주는 맛도 거참 쏠쏠하더이다~ㅋㅋㅋ

***주의사항: 공부할 때 이런 프로그램 틀어놓으시고 공부하시면 중국어만 있어야 할 필기 노트에는 어느새 한글과 낙서로 가득해질 수 있어요.. 그럴 땐 과감하게 턴오프!!

라디오로 효도하기
 엥?@_@ 라디오로 어찌 효도를…? 하실텐데요~
유학생활을 하노라면 참 가족의,특히 부모님의 소중함을 많이 느끼게 되죠. 저도 참 철부지 막내딸로만 크다가 나와서 혼자 밥하고 빨래하고 하려니 부모님이 얼마나 힘드셨을 지 느끼게 되요. 연말도 다가오고 부모님께 뭔가를 해드리고 싶지만 몸도 떨어져있고 돈도 떨어져가고.. 참 쉬운 게 없는 유학생활 이군요-_ -ㅋ

그래서 이 라디오 매니아는 또 한번 라디오에게 도움의 손길을 구하고자 하는데요ㅋ 왜 라디오 프로그램마다 이런저런 이벤트가 많잖아요ㅋ 공연이나 시사회 초대 이벤트도 많구 책이나 의류교환권 같은 상품도 많고.. 사실 인터넷에 여러 경품행사가 쏟아지지만 그런 것보다 확률도 높고, 상품의 퀄리티도 높고, 또 사연이 당첨되기라도 하면 자랑거리도 되고 추억도 되고요..ㅋ정말 공짜로 부모님께 서프라이즈 선물을 해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 아니겠어요? 저는 이 미천한 글빨로 재작년엔 의류교환권, 작년엔 공연티켓을 선물로 드릴 수 있었어요..ㅋㅋ올해도 여러군데 응모해놓긴 했는데 제발 하나라도 당첨되기를 기원해봐야겠어요!ㅋ

아!한가지 팁을 가르쳐 드리자면ㅋ 라디오 사연은 재미와 감동과 희소성, 이 삼박자가 갖춰질 때 당첨 확률이 커지는 것 같아요ㅋ 그러니까 유학생이라는 그나마 희소한 신분을 강조하고 한국에 계신 분들이 경험하지 못하시는 재미있는 에피소드에 감동이라는 소스를 살~짝! 뿌려서 사연을 쓰시면 당첨확률도 팍팍 올라가지 않을까요?ㅋㅋㅋ

 꼭 효도가 아니더라도.. 요즘에 단체 간식 주는 프로그램도 많으니까.. 군대 간 남자친구 면회도 못가는 유학생의 애절한 사연을 담아 남친 자대에 간식한방 쏴주는 멋진 여친이 되어보면 어떨까..하는 상상은 해보지만 저한테는 해당사항 없으므로 넘어가죠..ㅠㅠ흑흑.ㅠㅠ

여기까지 보신분들은,, 너는 맨날 집에 틀어박혀서 라디오만 듣냐!!!!! 하실텐데요..ㅠ 네~ 저 불러주는 이 없어 걍 집 틀어박혀서 라디오와 벗하며 혼자 논답니다ㅠㅠ 저 좀 놀아주세요..ㅠㅠㅠ 어머! 스크롤의 압박에 그냥 주루룩 내리신건 아니죠?ㅋ 처음 쓰는 글이라 흥분해서 그런지 제가 봐도 참 기네요~ㅋ하하~용서해주시구요~~
앞으로 이주일에 한번씩 이렇게 저의 유학생활도 전해드리고 소소한 정보도 알려 드릴게요~ 지금까지 북경에서 변희,,봉,,,이 아니라 변희수였습니다^-^*

글_ 변희수
PKU Blogger
'늘 유쾌하게 때론 진지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