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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국제뉴스

미국, 중국과의 위엔화 환율전쟁을 예고하다

  현재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많은 한국인들이 그러하듯, 요즘 내가 하루를 시작하며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컴퓨터 메인 화면에 띄어놓은 환율변환기의 숫자를 살피는 일이다. 여자인 내가 하루 중 거울을 보는 횟수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중국환율에 관심을 갖는 것도 그리 이상하게 여겨지지않을만큼 최근 위엔화가 큰 폭으로 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는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에 당선되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그가 당선된 후 중국에 던진 메세지는 다름아닌 위엔화 절상! 위안화 절상이 국가적으로 얼마나 많은 이윤을 가져올지 모르나 유학생 신분인 나로서는 정말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었다. 이 소식은 매섭게 불어닥치는 겨울 칼바람만큼이나 나의 손과 발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도대체 미국은 왜 중국에 위엔화 절상을 요구하는 것일까?
  미국이 위엔화 절상을 요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까지 중국 인민폐의 가치가 굉장히 저평가되어 있었기 때문에 달러로 표시되는 수출 상품의 액면가를 낮게 표시할 수 있고, 따라서 세계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이점 때문에 그동안 중국에서는 인민폐를 외형적으로는 시장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이는 변동 환울제를 채택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정부에서 지정한 가이드라인, 즉 박스권 안에서만 환율이 변동하도록 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이것이 불공정한 행위라며 중국 인민폐의 평가절상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더욱이 오바마는 당선되기 전 미국 섬유업계에 보낸 서신에서 "중국은 환율조작(위엔화 절하)을 통해 수출은 촉진하고 이익을 얻는 행위를 중단해야한다."고 강조해 미국과 중국간의 위엔화 환율전쟁을 예고했다. 중국 정부도 이를 알고 있지만, 한꺼번에 평가절상하는 것은 중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에 조금씩 천천히 절상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의 그래프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원화에 대비한 인민폐 가치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2008년 상반기 원화대비 인민폐가 1:150을 기록하던 것이 , 2008년 후반이게 들어서만 벌써 1:220원 선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인민폐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11일 외신보도에 따르면,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BIS(국제결제은행)회의에서 ‘수출증대를 위해 위안화를 절하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답해, “현 단계에서 국제수지에 뚜렷한 변화가 없기 때문에 아직은 어떤 말을 하더라도 시기 상조”라는 뜻을 내비쳤다. 또한 그는 “일부 이머징마켓에서 나타나는 자본이탈 문제가 중국에는 없다”지적도 잊지 않았다. 이러한 저우 총재의 발언은 오바마의 위안화 절상 압력에 중국이 쉽사리 굴복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당장 경착륙 우려까지 터져나오면서 대대적인 경기부양에 나고 있는 중국 당국이 일정기간 위엔화 절하를 유도해 수출을 촉진 할 필요가 크다는 설명도 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국가정보센터가 지난달말 공동으로 펴낸 보고서에서  “위안화가치가 내년엔 1∼2% 상승에 머물고 일정기간 절하될 가능성도 있다”는 예상을 발표했다. 이에 반해 많은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인민폐가 평가절상이 이루어져 당분간 인민폐의 가치가 꾸준히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추세로 미루어 본다면 미국 등 서방선진국들은 계속해서 위엔화 평가 절상을 줄기차게 주장할 것이며 이는 중국과 서방국가간의 하나의 갈등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사실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과열된 경기를 진정시키는 차원에서 위안화 평가절상을 추진할 의사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한꺼번에 큰 폭의 변화를 주게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금리의 그림자라고도 표현되는 환율은, 한 나라의 구매력을 나타내고 각국의 금리수준,경제 성장률, 경상수지 규모에 따라 변동되기 때문에 섣불리 단정지을 수는 없으나, 3~4년 정도 걸려 정상치에 오르리라던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환율이 몇개월 사이에 큰 폭으로 상승해 버렸으니, 2009년에도 환율이 내려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인민폐 절상의 끝, 더이상 컴퓨터 메인 화면 속 환율변환기의 숫자에 급급해하기 보다는, 우리도 변화하는 경제 추세에 맞추어 좀더 검소한 생활패턴을 양성하는 것이 더 바람직 할 것이다..
 

글_ 김가영
PKU Blo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