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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U/칼럼

여성 아나운서, 외모 지상주의 풍토속에 빠지다

여성 아나운서의 외모 지상주의

얼마 전 인터넷 기사에 따르면 MBC 신입 여자 아나운서 합격자의 경쟁률은 천문학적인 1,926대 1 이었다고 한다.


<기사 인용>

‘ 지난해 MBC ‘뉴스데스크’와 인터뷰한 한 아나운서 지망생은 32번 아나운서 시험을 보면서 사용한 비용이 3,200만원에 달한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이 여성이 사용한 비용의 내역을 보면 시험 볼 때마다 미용실 등에서 한 메이크업 비 825만원, 학원비 600만원, 치아교정 500만원, 성형 600만원, 의상 630만원, 프로필 사진 100만원 등 3,255만원이었다. ’

이처럼 여자 아나운서에 대한 광적인 선호는 감히 ‘아나운서 외형’에 대한 광적인 선호라고도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우리나라 방송 3사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인기 여성 아나운서들은 어마 어마한 성형비를 투자 한 만큼 일반 연예인들과 견주어 전혀 뒤쳐지지 않는 외모를 자랑하고 있다. 게다가 요즘은 미스코리아 출신의 아나운서가 속출하고 있으니, 이로 보아 우리나라 여성 아나운서에 대한 외모 지상주의와 아나운서의 연예인화를 지극히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나운서(announcer)의 사전적인 의미는 ‘뉴스 보도, 사회, 실황 중계의 방송을 맡아 하는 사람.’이다.
그럼 과연, 신뢰성 있는 뉴스 보도를 위해 아나운서가 가져야 할 역량 중, 외모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시청자들은 얼굴이 아주 반반하고 예쁘게 화장한 아나운서가 전달하는 뉴스 보도가 더 신뢰성 있게 받아들여지는 걸까?
몇 일전, 중국 신문 <<新京报>>10월 28일자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다.

‘  法国美女主播变“老气”:要知性不要美色  ’


프랑스 어느 방송사에서는 금발미녀 아나운서의 아름다운 외모(금발머리, 빨간 입술, 타이트한 원피스....)가 뉴스의 시청률을 떨어뜨렸다고 판단하여 그녀에게 메이크업, 머리, 복장 스타일을 바꿀 것을 요구하였다고 한다. 서양 국가 특히 유럽에서는 뉴스를 보도하는 아나운서의 고운 외모와 젊은 나이는 뉴스 보도의 엄숙함과 신뢰성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하여 대부분의 여성 아나운서는 중년 여성이고 아나운서의 얼굴에 져있는 주름은 그녀들의 풍부한 경험과 노련미, 전문성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 여성 아나운서들의 전문성과 지성을 비판 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그녀들이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외모에 쏟아 부은 시간과 돈 이상으로 전문성과 실력을 위해 노력했다는 것은 인정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기사에서 시사하는 점은 신뢰성 있고 공정한 뉴스를 보도할 때 필요한 역량은 비단 외모가 아니라는 점이다. 사람들의 여성 아나운서 외모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방송사들도 아나운서를 뽑을 때 유럽 방송사를 거울로 삼아 외모에 대한 지나친 기준을 낮춰야 할 것이다. 이러한 풍토가 자리 잡혔을 때 아나운서 지망생들 역시 외모에 대한 지나친 투자를 줄이고 그들의 실력과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더욱 더 많은 투자를 할 것 이다.

외모도 아름답고 게다가 지성과 전문성까지 겸비한 아나운서들이 뉴스를 보도해 준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여성 아나운서들의 아름다운 외모가 필수 조건이 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안타깝다.

글_ 김민정
PKU blog 고정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