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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라이프

실패한 중화 민주주의 - 건즈앤로지스의 차이니즈 데모크러시

실패한 중화 민주주의



건스앤로지스의 차이니즈 데모크러시 - Chinese Democracy

전설적인 美록밴드 건스앤로지스 (Guns N’ Roses)가 17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했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오리지날 곡으로 채워진 앨범을 낸 것은 시니어 조지 부시 정권 때였다. 이번 앨범의 제목은 "Chinese Democracy", 중화 민주주의다. 앨범과 동명 곡인 2번 트랙의 Chinese Democracy는 밴드 리더인 로지스가 15년에 걸쳐 작업하여 만든 곡이다. 15년 동안 그는 1300만 달러라는 엄청난 돈을 투자하였고, 그를 제외한 건스앤로지스의 모든 초창기 멤버들을 잃었다. "Chinese Democracy"는 로지스가 시간, 돈, 그리고 사람까지 모두 잃으며 모든 열정을 쏟아내 끝내 만들어낸 그의 역작이다.

제목에서 암시하듯 곡 "Chinese Democracy"는 현 중국 정부에 대한 비판을 주된 내용으로 한 곡이다. 이 곡에서 로지스는 중화 민주주의라는 반어법적인 표현으로 반민주주의적인 공산당의 독재 정권을 조롱하고 있다. 곡의 가사 중에는 "자위를 위한, 너의 철의 주먹은, 나라를 통제하기 위해 네가 가진 모든 것이지"라는 표현이 눈에 띈다.

"Chinese Democracy"는 현재 중국 당국과 네티즌 사이에서의 뜨거운 논쟁을 낳고 있다. 현재 미국 웹사이트 Myspace의 밴드 홈페이지는 중국에서 접속이 가능하며 앨범 전곡을 문제없이 들을 수 있다. 그러나 밴드 공식 홈페이지는 중국 대륙에서 차단되어 있는 상태다. 아마도 그 이유는 공식 웹사이트에서 진행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인터넷 통제에 대한 찬반 여론조사"일 때문일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70%의 네티즌들은 통제가 풀려야 한다고 답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이 앨범에 대해 여러 가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건스앤로지스의 앨범이 서방 사회가 중국을 간섭하려는 행위라며 지탄했다. 그러나 또 어떤 네티즌은 제목이 아닌 음악으로서 앨범을 평가해야 한다고 옹호하기도 했다.

중국 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Chinese Democracy"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반대로 차갑기만 하다. Spin.com의 평가 리뷰에서 앨범은 별 5개 만점 중 3개 밖에 받지 못했고, 리뷰평은 더욱 혹독하다. Spin.com은 앨범이 나쁘진 않지만 15년이라는 세월과 그만큼의 돈을 들인 앨범이라 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평했다. Time에서는 2번 트랙 "Chinese Democracy"가 중국 정부에 대한 비판이기보다 로지스가 중국에서 만난 여자에 대한 내용이라고 비꼬았다. 리뷰지 중에서 앨범에 대한 좋은 평가를 내린 것은 미국 내에서 권위 있는 잡지 롤링스톤즈 뿐이다. 롤링스톤즈는 이번 앨범이 건스앤로지스만의 색깔을 잘 나타낸 명작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홍콩발 Asia Times Online의 한 리뷰평에선 현재 건스앤로지스의 앨범에 관심을 갖는 것은 중국 당국과 롤링스톤즈 뿐이라고 악평을 하기도 했다.

차가운 미국내 리뷰만큼 건스앤로지스는 냉담한 시장 반응을 받았다. 첫 주 판매량이 기대치보다 훨씬 낮은 2만 7천장에 못 미쳤다. 같은 주 케인즈 웨스트는 그 두 배인 4만 5천장의 앨범을 판매했다.

비록 건스앤로지스의 새 앨범 "Chinese Democracy"가 예술성과 상업성 두 방면 모두에서 실패로 끝났지만, 우리는 이 앨범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만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중국 내에서의 인권 문제와 정치적 표현의 자유등에 대한 문제에 국제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

글_ 강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