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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U/캠퍼스&라이프

중국, 10년의 유학생활

你我在华留学生活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거늘……
시간 속에 있으면 그 흘러감을 느낄 수 없지만, 막상 그 시간을 보내고 나면 정말이지 어쩜 그렇게도 빠르게 지나갔는지 너무나도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의 내가 그렇다. 두 시간도 채 안 되는 짧은 거리를 날라와 이 곳에 정착(?)한 지 십 년째…주위 사람들은 나한테 좋게는  “中国通”이라고 불러주지만, 속으론 “完全中国人”으로 할 것 같다(이것이 과연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겠다).

중국에서 보낸 10년의 유학생활 동안 내가 얻은 것은 HSK11급 증명서와 장롱 한 칸을 가득 메운 여행 앨범들, 그리고 절대로 消失되지 않을 나의 사랑스런 “보조근육(즉, 지방)”들이 다. 주위에 살 때문에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한 가지 조언을 해 두자면, 외국에 나와서 살이 쪘다는 것은 그 곳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시(可视)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정말 내놓고 자랑할 만한 일이다! 그녀들이여! 당당해져라!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 하고 있다는 것뿐이다.

살 이야기는 이쯤에서 접고 HSK를 돌아보자! 소위 말하는 HSK11급이란 것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이에 앞서 여러분들은 어떠한 생각으로 시험을 보는가? 대학입학 혹은 취업을 위해, 중국어 수준을 알기 위해, 아님 삶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간단히 말해, 하루 동안의 수면과, 인터넷 서핑 그리고 술에 짜들어 보내는 데에 쓰이는 촌음을 잠시나마 줄여보기 위해서???) 목적이야 어떻든 간에 ‘공부’를 한다는 것에 정말 크나큰 박수를 보낸다!  너무 오랜만이지 않은가? 어찌 보면 우리가 고3때의 패턴대로 평생 산다면, 정말 우리 조국에는 인재들이 넘쳐나고 터져 나갈 것이다!! HSK는 우리에게 그 때의 생활을 돌이켜 볼 수 있고 또 잠깐이나마 몸소 체험해 보는 기회를 주지않나싶다. 이러한 고충을 겪으며 따 낸 11급은 정말로 값진 것이다! 행여나 오해의 소지가 있을지 몰라 한 말씀 드리자면, 중국에 오래 살았다고 해서 11급을 받는 것은 아니며, 또한 11급을 꼭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약간의 인상파 성향이 있는 “그 분들”과 시험당일의 컨디션에 따라 점수는 좌우될 수 있으니, 위에서 언급된 11급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이 목표로 한 어느 점수대로 생각하는 것이 올바르겠다.

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얘기해보자. HSK성적은 도대체 무엇을 반영하는 것일까? 당연히 “중국어수평고사”인 만큼 자신의 중국어 수준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실력이 아닌 수준이라는 점! 실력을 평하는 데에 간단히 숫자로 나타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전상, “실력”은 실제로 일을 해낼 수 있는 능력; “수준”은 사물의 가치•등급•품질 따위의 일정한 표준이나 정도를 가리킨다.) 다들 아시다시피 중국어 수준을 높은 숫자로 표하기 위해선 자신의 의지, 노력은 당연한 것이고 동시에 금전적인 면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추세다. 정말이지 우리가 여기 와서 학비에 집값에 얼마나 심하게 외화낭비를 하고 있는가? (유흥비도 포함시켜야 하나?!) 이젠 그것도 모자라서 학원 비까지 우리의 피를 빨아 먹어야 하다니…!!! 그렇지만, 이런 아픔들을 겪으면서 자신의 피와 땀을 통해 이상적인 점수도 획득하고 또 시험이란 기회를 통하여 중국어 수준이 한 층 나아졌다면 성공한 것이다. 이런 부류를 “独立형”이라 말할 수 있다. 이 유형 분들의 특성은 고독을 즐길 수 있으시다는 것! 학원위주의 공부가 아닌 자신만의 학업스타일이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하려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口语마저 벽보고 연습한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다. 학원 명강사들이 시키는 대로 외우고 또 외웠지만, 돈은 돈대로 나가고 시간은 흘렀지만, 결국에 얻은 것은 다음 시즌 수강증일 뿐… 여러분들 중에는 ‘당연히’ 없겠지만, 이런 유형을 “依存형” 부류라 말하겠다. 이 부류에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하여 단단히 매어져 있는 매듭이 존재한다. 이 매듭을 유지하기 위해선 상호간의 긴밀한 협조와 연락이 이 조성되어야 하며, 한 사람이라도 법칙을 어겼을 경우 아주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여기서의 “의존범위”는 같은 핏줄에 한해서 이다. 상당한 배타성향을 띠고 있다!
본인 개인의 의견으로, 예의 두 타입의 부류에 대한 편견은 없다. 그건 어디까지나 그들만의 HSK혹은 전공분야를 공부하는 방식이며 또한 life-style이니까~하지만 이 상반된 두 부류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이들의 중국어 실력이 도대체 어느 정도 인지는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현지인들과 어느 정도의 커뮤니케이션이 되는지, 자신의 전공분야에 대해서 얼마나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을지, 또한 사회에 진출했을 때 과연 중국유학생의 어떠한 면모를 보여줄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여러 번의 채용설명회에 “팡팅旁听”을 해 봤는데, 정말 웃는 얼굴에 침 뱉을 뻔 했다…어떻게 우리와 우리 선배들에 대해 그렇게도 냉대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이것저것 따지고 보면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우리의 실력이 자신을 만드는 거니까.

단순한 HSK공부에 관해 독립형이나 의존형으로 나눌 것이 아니라, 각자의 유학생활을 돌이켜 봤을 때 과연 어느 쪽에 속하는지 한 번쯤 자신의 유학생활을 돌이켜 보는 것은 어떠할지? 부모님의 손에 끌려 왔던지, 또는 큰 뜻을 가지고 중국 땅을 밟았던지, 아님 아픈 과거를 잊기 위해 막무가내로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지, 어떠한 이유였던 건 간에 중요한 건 지금이고 또 내일이다~!

인생에 있어서 십 년이란 시간은 정말로 짧은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십 년의 유학생활은 나의 전체 삶의 기반이라 할 수 있으며 동시에 큰 모험의 시작이다. 앞으로의 십 년 동안 내 자신이 어떻게 변화할 지는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가지 일을 닥치는 대로 해보고 싶다. 그러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리스크도 따르겠지만, 그래서 더 멋지고 스릴 넘치는 인생이 되는 것은 아닐까? 유학선배로서 감히 한 마디 충고하자면, 지금이 중국에서의 몇 년째건 간에, 평범하기 그지없는 나날을 보내려는 망상, 그리고 매일매일 같은 생활을 하는 것이 행복이고 다행일 것이라는 안전최고주의는 당장 버려라~거짓 자신감이라도 좋다. 지금 속해 있는 부류에서 빠져나가, 다른 스타일의 생활을 접촉해 보아라~그래야지만 유학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나는 당신을, 그리고 대한민국인을 믿는다!

글_ 익명의 북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