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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기타

“아웃라이어”를 읽고 - 우리는 과연 아웃라이어가 될 수 있는 것인가?



중간고사 시즌이다. 중국어로 된 논문, , PPT에 눈이 자주 피곤해지고 시달리는 우리 학우분들에게 시험 끝나고 휴식하면서 읽기 좋은 책 한권 추천하고자 한다. 초판 92쇄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내며 세상에 모습을 드러는 아웃라이어나오자마자 언론, 대중들의 호평을 들으며 순식간에 베스트 셀러로 등극한 책이다. 몇몇 사람들은 이 책을 자기계발서로 분류하기도 하고 몇몇 사람들은 경영교양서라고 말하지만,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후자에 더 가깝지 않나 조심스레 판단해본다.

사실 나는 자기 계발서 종류의 책을 자주 읽지 않는다. 아마 몇몇 학우분들은 공감할 것이다. 누구나 알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너무나도 뻔한 레파토리 그리고 결론, 사회적으로 너무나도 진부하고 식상해져 버린 주제 성공때문일 것이다. 물론 슬럼프에 빠졌을 때나 흐트러진 마음과 생활을 다잡기 위해 성찰용으로 석 달에 한번 정도면 모를까, 독서의 주가 되기에는 역량적으로 부족한 면이 많기 때문이다. 과장해서 말하면 싫어하는 심지어 그런 책을 즐겨 읽는 사람들에게 차라리 딴 책을 읽으라는 식으로 한 소리 씩 하는 사람으로서, 책을 접하기 전부터 조금 거부감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읽고 보니 단순한 자기 계발서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신선하고 깊이가 있는 일종의 경영교양서적이었다. 책의 후반부에 가면서 자기 계발서 주제가 가지고 있는 테마의 한계점과 요지의 식상함이 아쉬웠지만 외에 필력이나 풍부한 사례 그리고 논리들은 읽는 내내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고백하자면 이 책을 읽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이유는 아마 중간중간에 잠깐 시간을 가지고 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보고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자주 가진 것 때문인 것 같다. 아마 상반부를 읽는 동안 스스로에게 나도 아웃라이어가 될 수 있을까? 아니 내가 아웃라이어가 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그런 환경적 요소, 기회들이 내겐 얼마나 분포되어 있을까? 등 스스로에게 드는 끊임없는 질문, 생각들 때문에 저자와 계속 생각의 흐름을 같이 할 수많은 없었다.

그럼 다소 생소한 아웃라이어라는 말을 잠깐 소개하고 가겠다. 본문의 설명을 빌리자면 다음 두 가지 뜻으로 정리 할 수 있다. 1)본체에서 분리되거나 따로 분리되어 있는 물건 2)표본 중 다른 대상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통계적 관측치 티핑 포인트’ . 통계를 배운 학우분들이라면 조금은 더 이해하기 편할 수 도 있겠다. 쉽게 말해서 준표정규분포 그래프에서 중앙값에 수렴하지 않고 오른쪽으로 치우친 측정값이라고 이해하면 될 듯 하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책의 요지는 초장부터 강조하듯 빌 조이, 빌게이츠, 비틀즈 각 분야에서 시대를 뛰어넘어 존경받고 사랑받는 인물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원천이자 핵심적인 원인은 바로 행운의 시대적 환경, 문화적 유산, 기회이었다.  물론 그들의 천재성, 노력, 재능은 남달랐다. 하지만 그 차이는 말콤이 제 3장에서도 누누히 강조하듯 성공을 좌우할 만큼 결정적이지 못했고, 그 외의 환경적인 기회적인 요소가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만약  비틀즈가 함부르크에서 연주할 기회를 잡지 못했더라면, 빌게이츠나 빌 조이가 부유한 가정이 아닌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컴퓨터를 접하지 못했더라면, 아니 10년전 혹은 후에 태어나서 컴퓨터 산업화 혁명의 시대의 물결을 못탔더라면.. 또한 결론짓기를 특정 지점을 지난 어느 기준을 넘는 키가 더 이상 관건이 되지 않는 것처럼, 지능지수 역시 마찬가지로 어느 기준을 넘으면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티비의 한 토크쇼에 출연해 명언을 남겼던 안철수 박사가 오버랩됐다. “나는 결코 똑똑하지 않았고, 초등학교 때는 심지어 꼴지는 항상 내 자리였다. 그리고 내가 만약 의대 시절 알고리즘 언어를 그 시기에 깨우치지 못했더라면 백신이라는 프로그램, 벤처기업가 안철수는 존재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또 내가 이 자리에 이 정도의 위치에 서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결코 나만의 노력이 이루어 낸 것이 아니라고.. 사회적인 인프라의 도움, 환경적인 도움, 운적 요소, 시대적 기회가 지금의 안철수를 만든 것이라고..”

 그리고 안철수 박사가 더 나아가 강조한 것은 어떤 성공한 사람은 자의든 타의든 의식 또는 무의식적으로 사회적인 환경의 도움을 받고 시대적인 운의 도움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 성공을 이루었다면 그 사회에게 보답을 하고 감사를 표현하며 그 의미에서 일부를 환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하셨다. 어느 정도에서 있어서는 요즘 회자되고 있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와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 많은 대목이다. 본문에 따르면 빌게이츠도 자기의 엄청난 운을 인정한다는 대목이 있다. 여려가지로 곱씹고 되새길만한 부분이다.

 중간중간에 내가 과연 아웃라이어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먼저 나의 위치를 포지셔닝 해보았다. 우리는 기회의 땅, 엄청난 잠재력의 나라라고 불리우는 중국, 그리고 소위 최고 명문대학교 라고 불리우는 북경대학교에 재학중인 한국인 유학생이다. 한국어는 모국어, 중국어는 체류기간과 나의 노력에 비례해 대학수업과 실무,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되는 수준이다. 영어는 유년 시절 뉴질랜드 등 영어권 국가 거주 경험으로 원어민 수준은 아니지만 소통과 학업에는 지장이 없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부족하지 않는 가정환경과 유년기 외국어를 쉽게 접할 수 있었던 환경적 기회덕분에 나름 운이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 나아가 나의 모국 대한민국을 위치를 좀 더 객관적으로 파악해 보았다. 대한민국 면적100032km² 5000만명, 중국 전체 면적의 44분의 1, 중국 일개 도시보다도 인구가 적고 성보다도 면적이 작은 대한민국, 광산 및 지하자원 해외 의존도 95%가 넘고 대외무역에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높다. 대외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세계 경제의 한 부분으로서 대외정세와 국제사회에 영향을 가장 민감하게 받는다. 그나마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건 우수한 인적 자원과 한국인의 의지와 정신력. 의지와 정신력을 객관적인 평가의 잣대로 활용할 수 는 없지만 역시 무시할 수는 없다. 50년간 유일하게 세계에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2010 상해엑스포에서 세게 11경제 강국으로 당당하게 5만스퀘어 부지를 받았으며, 현재 개최중에 있는 G20의 의장국으로 그 역할을 톡톡하게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조금 더 현실적으로 중국 유학생으로서 한국의 위치를 중국에 맞대어 분석해 보았다. 한숨이 나왔다. 그렇게 낙관적이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중국의존도는 나날이 높아지만 중국입장에서는 한국의 중요도는 나날이 낮아가고 단순히 한국은 중국에 입장에서는 자국의 대국궐기를 위한 지정학적인 평화관계, 다방면의 경제적 협력 정도가 전부 일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중국은 한국 없이도 잘 살 수 있는 국가이지만 우린 그렇지 못한 게 슬픈 현실이다.

 그럼 이런 위치에서 내가 그리고 내 나라 한국이 아웃라이어가 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라고 자문해본다. 역시 명확하게 그 방안을 내놓을 수는 없지만 나름의 방향설정 그리고 전체적인 아웃라인 정도는 그려진다.

나에게나 우리나라에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중국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실마리를 선두에서 풀어나갈 주축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큰 존재도 바로 중국에 있는 우리들이 아닐까 라는 모호하지만 다소 희망적인 결론도 내려본다. 우리는 성공의 기회를 발견할 아웃라이어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우리 개개인의 부단한 노력은 기본 전제이다. 한가지 더 책에서 근거를 빌리자면, 우리는 그만한 문화유산, 역사적 경험이 있다. 고대 신라시대에 해상왕 장보고를 회상해보자, 그리고 전후 60년간 눈부시게 성장한 대한민국 공화국의 근대사가 우리에겐 있다. 미국의 정치,경제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유대인이 있듯 중국과 아시아를 움직일 수 있는 아웃라이어들의 나라 대한민국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많은 무리수들이 존재한다. 아시아 저변에 분포되어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화교들, 대륙의 중화민족, 아직은 건재한 일본. 하지만 다음 몇 가지 이유로 그 주인공은 우리들이라고 감히 확신한다. 먼저, 거대한 한자문화권내에서 우리나라는 한자를 기반으로 중국어 일본어를 섭렵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중국인, 일본인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타고난 발음적 유연성, 어순의 동일함은 확실히 유리하다고 말할 수 있다. 두번째로 역사적 이유로 교량과 중재자의 역할은 우리들 밖에 할 수 가 없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에 아픈 기억이 있지만, 그 정도에 있어서 중국인들의 반일감정보단 심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 지정학적인 원인이다. 정치, 경제적으로 먼저 일본과 중국은 주도권을 둘러싸고 종종 발생하는 대립각은 나날이 첨예해지고 있다. 그 사이에서 중재하고 대화를 주도할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 필자도 시간과 기회가 된다면 일본어를 학습할 의지가 있다. 학우 여러분들도 기회가 된다면 꼭 일본어를 배우길 바란다.

대한민국이, 더 나아가 우리는 충분히 굴지의 아웃라이어가 될 수 있다. 북경대 학우분들이여 자신감을 갖고 부단히 노력하자. 나도 모르게 자기계발서의 마무리처럼 여러분께 계몽하는 말을 하고 있다. 끝으로 두서없이 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주제넘은 훈계의 말 용서해주길 바란다.


글_  정부관리학원 공공정책학과 08학번 임지용